세계노동절인 2018년 5월 1일,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이은아 조합원은 회사에 취업하면서 겪었던 이야기와 친구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특성화고 출신의 취업준비생이었고 현 노동자로서 겪었던 사회의 태도와 구조적인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첫 면접을 모 기업 합숙 면접으로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각 조의 리더를 저보다 먼저 취업한 직원들이 하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저희 고졸팀을 고졸 사원이 맡게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면접장에는 고졸 사원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회사 자체에서 면접시험을 보조로 출장하지 못하도록 애초에 막아버린 것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시작으로 앞으로 제가 나아갈 길이 영 평탄치 않을 것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현재 사회는 마치 저희를 쉬운 경로로, 특례를 받아서 취업한 것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근데 저희 특성화고도 전공이 있고 함께 연수를 받아 동일 선상에서 시작한 직원인데도 마치 일자무식의 어린 아이로 대하는 태도가 사내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널려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회의 전반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 저의 친구입니다. 제 친구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공기업에 취업했습니다. 저희는 공기업에 취직하면 ‘다른 사기업보다는 차별이 덜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는 처음부터 구조적으로 고졸사원과 대졸사원의 직급 체제가 아예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승진에 한계가 있고 초봉부터 끝나는 연봉까지 차이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학벌 골품제’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학벌만으로 저희에게 한계를 주고 업무에 연장선을 주다니요. 이건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제 친구의 수난은 여기서 끝난게 아닙니다. 제 친구는 첫 회식 자리에서 고위급 간부가 친구에게 직접적으로 “나는 특성화고생을 뽑고 싶지 않았다. 일도 잘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정책으로 할당이 주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채용한 것”이라는 망언을 서슴지않게 퍼부었습니다. 제 친구는 아직도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이 발언을 꾸준히 듣고 있습니다.

취업시장, 노동현장에 뛰어들면 같은 선상에 놓인 취준생, 노동자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3-4년 더 공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대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급, 연봉으로 차별하면서 사회의 색안경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를 별다르게 대하실 필요없습니다. 사람을 단지 학력만으로 평가하면서 현장에서 온갖 차별과 조롱을 일삼다니요. 그럴 권리가 과연 사회에게 있습니까? 저는 ‘없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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