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협동조합’의 장점과 필요성

인헌고등학교 학생회장이자 서울학생참여위원회 고등학생 대표인 송석환 학생이 오늘부터 바이러스에 칼럼을 기고합니다. 송석환 학생은 청소년으로서 바라보는 학교와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해 글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이전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 ‘학교협동조합’의 장점

이제는 협동조합이 ‘학교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의 영역까지 발을 들이고 있다. 협동조합은 사실 제대로 운영한다면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순기능을 가진다. 그리고 그러한 순기능들은 학교, 즉, 교육과 만났을 때 더 큰 빛을 발한다.

첫째.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 말 그대로 조합원들이 서로서로 협동해서 운영되어지는 기업이다. 그에 따라 조합에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역시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도록 정해져있다. 조합원들은 모두 1인 1투표권을 가짐으로서 조합의 의사결정에 자신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일반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바르게 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다.

둘째. 기업의 운영주체가 되어 피부로 느끼는 사회교육이 될 수 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기업이다. 학교 매점을 예로 들도록 하자. 학교 매점을 협동조합의 형식으로 짓게 된다면, 매점의 인테리어부터 물품 공급, 판매, 마케팅 등을 모두 조합원들의 손으로 해내야 한다. 즉,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배울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을 찾고 그와 관련된 자기개발을 해낼 수 도 있다.

셋째.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다. 학생의 입장에서, 지역사회란 말은 생소하고도 어려운 주제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을 통해 지역사회와 친해질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협동조합을 운영함으로써 마을의 다른 여러 협동조합들과도 교류도 할 수 있고 어떤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 마을 주민들과 직접적으로 거래를 하거나, 또는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지역사회의 주체로서 발돋움 할 수도 있다.

넷째. 문제 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다.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아무리 교육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학생이 하나의 기업을 직접 운영한다는 것은 학업도 같이 고려했을 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또 그 내부에서 생기는 문제들도 만만치 않다. 조합원들과의 갈등, 소비자들과의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더군다나 활동무대가 학교라는 특성상 주요 소비층은 학생이 된다.

다시 한 번 매점을 예로 든다면 쓰레기 문제, 잔반 문제, 도난 등 당장 표면 위로 떠오르는 문제점들도 생길 것이고, 그로 인한 교사와의 갈등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문제를 직접 하나하나 해결해 나감으로써 학생들은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사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게 된다면, 언젠가는 꼭 겪게 될 위기상황이다. 사회에 나가서는 아무도 그런 것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지금 직접 부딪혀보고 배우는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아직 어려서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이렇게 먼저 학교에서 협동조합을 통해 미리 맛보기를 하고, 또 현명하게 그런 갈등을 잘 해쳐 나간다면, 사회에 나가서는 이러한 경험이 자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 ‘학교 협동조합’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것

분명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보았던 것처럼 협동조합은 그 자체로 대안적 경제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것은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가치가 존중되고 민주적 절차와 방식에 의해 운영될 때만 가능한 이야기다.

학교협동조합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학교협동조합의 이상적 모델이 있다 하더라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또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이것이 바람직한 모델인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될 수 있다. 그러나 이상을 현실에 적용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바람직한 이상적 모델이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데에는 이를 운영하는 조합원들의 의식과 역량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어떠한 상황에서건 바람직한 학교협동조합 모델로 실현되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은 있다.

첫째, 학교협동조합의 운영 주체에는 교육의 3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골고루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이 포함되지 않은 학교협동조합 모델은 협동조합으로 포장된 일반 민간업자를 대체한 것에 불과할 수 있다.

둘째, 수익과 고유목적 간에 조화를 이루되, 수익에 의해 본래 추구하는 가치나 목적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친환경 학교매점 운영을 통한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 지원이 본래 목적이었다면, 수익이 조금 낮더라도 친환경식품이 아닌 일반 식품을 선택해서는 안되며, 낮은 수익이 문제라면 다른 수익사업을 고민해야 된다는 것이다.

셋째, 협동조합의 운영은 학교와 철저히 분리되어야 한다. 학교에서의 교사와 학생은 가르침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에 절대로 동등할 수 없다. 그러나 협동조합에서의 모든 조합원은 동일한 선거권을 가진 평등한 관계이다. 학교에서는 스승과 제자 관계로 행동해야 하고, 협동조합에서는 독립된 의사 결정권자로서 행동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관계가 협동조합에서 나타나선 안되고 협동조합에서의 관계가 학교에서 보여도 안 된다는 것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고 수많은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협동조합이 우리 사회에 안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협동조합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감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본래 가치와 운영원리 때문이다. 즉, 단순히 설립이 많이 되었다고 해서 진정한 협동조합 활성화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자주, 자립, 자치의 기본 가치와, 자본이 아닌 사람 중심의 민주적 원리가 실현되는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는 면밀한 운영 성과를 평가한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다.

공교육의 혁신을 가져오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혁신학교’. 참된 혁신교육이란 교과서 속에 갇힌 교육이 아니라, 직접 뛰어들고, 부딪혀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교과서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하루 종일 책을 들여다본다고 해서 사회생활을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 혁신학교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직접체험이고 그 화룡정점을 찍는 역할을 해내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송석환 서울학생참여위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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