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공고 학생회장 선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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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유한공업고등학교에서는 51대 학생회장 선거가 치러졌다. 600여명의 학생들은 강당에 모여 투표 전 진행되는 후보자 토론회를 지켜봤다.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기존 학생회장과 부회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토론에 앞서 각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을 발표했다.

기호 1번 회장 후보 이창우 학생과 부회장 후보 송민주 학생은 ▲점심시간 축구공 대여 ▲학생회 게시판 설치 ▲반바지 생활복 도입 ▲학생회 SNS 페이지 활성화 ▲점심시간 ‘유한 라디오’ 운영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한편, 기호 2번 회장 후보 임지후 학생과 부회장 후보 김민성 학생은 ▲매점 위치 변경 ▲자전거 보관소 CCTV 설치 ▲화장실 문 설치 ▲학생 대상 설문조사 자료 정리 ▲학생회 건의함 활성화 ▲학칙 개정 등의 공약으로 후보에 나섰다.

후보들의 공약 중 ‘학칙 개정’이 가장 눈에 띄었다. 유한공고는 여학생들의 화장을 무색 선크림까지만 허용하고 교복 외 겉옷도 입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이를 학생회가 나서 학교 측과 협의하여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공약 발표 후에는 후보자들에 대한 질문과 자유토론이 진행되었다. 전 학생회장은 각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축구공 대여 시 도난사고 방지 대책, 학생회 게시판 운영 방식, 화장실 문 설치 실현 가능성, 반바지 생활복 실현 가능성 등을 물었다.

각 후보들은 상대 후보에게 여학생 화장문제, 상벌점제도, 과 통합 체육대회, 급식실 질서 등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점들에 대해 토론했다.

1번 후보가 2번 후보에게 여학생 화장에 관해서 묻자 2번 회장 후보 임지후 학생은 는 “현재의 여학생 화장 규정은 무색 선크림까지만 바르도록 되어 있지만, 선생님 개인마다 화장을 보는 기준이 달라 너무 애매하다”며 “여학생에게만 지금 규정이 어떠한지,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해 익명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묻겠다”고 밝혔다.

2번 후보도 1번 후보에게 최근 들어 혼란스러워진 급식실 질서에 대해 물었다. 1번 부회장 후보 송민주 학생은 “선생님들의 회의 시간으로 점심시간이 50분으로 줄었는데 그로 인한 새치기가 많아졌다”며 “새치기하는 학생들을 꾸짖기 보다는 시간을 알려주어 질서를 지키게 하고, 학생회 인원을 배치해 새치기를 예방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자유토론에서는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졌다. 2번 후보는 1번 후보에게 “정수기 옆 종이컵 설치 공약을 내놓았다가 없앤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기존 공약을 들고 홍보했다가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에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이창우 학생은 공약을 철회하게 된 상황에 대해 해명하며 “죄송하다”고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이에 맞서 1번 후보는 2번 후보에게 “매점 위치 변경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인데 왜 공약을 내놓았냐고 물었는데 2번 후보가 ‘어차피 학생들은 몰라’라고 말했다”고 공격했다. 이를 들은 학생들은 야유섞인 함성을 보내며 일촉즉발의 긴장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김민성 학생은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말하라”면서도 학생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불꽃튀는 토론이 끝나고 토론회를 들은 학생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학생들은 자전거 보관소 CCTV 설치 공약에 큰 관삼을 보였다. 학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이 많은데, 자전거 바퀴가 구멍이 났거나 도난사고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또한 모델링과와 시스템과의 통폐합에 대해 후보들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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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의 최후 발언 후, 학생들은 강당 뒤편에 마련된 기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3학년 김진운 학생은 “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교 점심시간을 원래대로 10분 늘려주고, 즐겁고 호응이 많은 행사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학년 유혜지 학생과 두 친구들은 “전보다 자유롭게 규정을 바꿔주었으면 좋겠다”며 “지금 입고 있는 겉옷도 경고를 받았다. 가디건은 따로 돈 주고 사야하는데 이를 개선시켜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학생회는 선생님 말보다 학생들의 말에 귀를 더 기울여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번 회장 후보로 나섰던 이창우 학생은 “토론회 올라가기 전까지 많이 긴장했는데 올라가니 차분해졌고 예상 질문도 다 맞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창우 학생은 “중1때부터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꿈꿨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만약 당선이 안되면 어떡하냐는 질문에 “안되도 학생회에서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우 학생은 선거운동 기간 중 첫 날에는 유세를 하지 못했다. 창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창우 학생은 “하루 지나고 나니 겨우 창피함 때문에 선거운동을 못 했던 것이 너무 아쉬웠다”며 “그 날 바로 친구들을 불러서 홍보를 시작하고 교실마다 들어가서 공약 설명을 하고 질문도 받았다”고 말했다.

2번 회장 후보로 나선 임지후 학생은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이 불편한 점을 많이 얘기했는데 이런 의견을 들어주기 위해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부회장 후보로 나온 김민성 학생도 “살면서 한 번밖에 못 하는 것이고, 누구보다 조금 더 봉사할 자신이 있어서 출마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세를 하면서 “친한 친구들에게 존댓말로 ‘뽑아주세요’라고 말하고 소리치는 게 어색했다”고 말했다. 또한 “토론회는 준비된 답변이 있어 괜찮았지만, 선거운동은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리쳐야 해서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유한공고는 학생자치활동 우수 학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래서 이 날 학생회장 후보 토론회와 졸업식, 입학식, 축제, 체육대회 등을 모두 학생회가 주관한다. 학생회가 ‘이런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학교에 말하면 학교는 학생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축제 예산안도 기본적으로 한 해 예산에 맞춰서 짜기는 하지만, 부족할 경우 예산을 더 배당받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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