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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가산중학교 학생회 임원들.

8월 11일 오후,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청소년 휴카페 ‘꿈꾸는 나무’에서 가산중학교 학생회 임원 11명을 만났다. 중학교 학생회치고는 꽤 많은 인원이었다.

노승준 학생회장은 노트북으로 작년 학생회 활동 사례를 보여주었다. 30페이지 가까이 되는 글을 보며 입이 떡 벌어졌다.

이들은 학교에서 많은 캠페인을 실시했다.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이나 점심방송을 통해 전하는 친구사랑 주간, 전기를 아끼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 지구촌 전등끄기 캠페인, 학생들의 거친 언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했던 언어순화 캠페인 등 다양한 캠페인들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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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산중학교 학생회는 친구사랑 주간에 ‘내 친구 닮은꼴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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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의 날에 글자를 만들어보인 가산중학교 학생들.

학교의 각종 행사에도 학생회가 빠지지 않는다. 매년 스승의 날에도 선생님들을 위한 행사를 하는데 올해는 교문부터 운동장까지 레드카펫을 깔고 포토존을 만들었다. 입학식 다음 날에는 1학년들을 위한 신입생 환영식을 직접 준비한다. 이 자리에서는 동아리 소개와 학교 소개 등 신입생들이 3년간 학교를 다니며 알아야 하는 것들을 안내한다.

3학년 학생회는 2학기 기말고사 이후 학교 수업이 없기에 학생회 임원들이 주도해서 작은음악회를 만든다. 그래서 겨울방학 전에 1, 2학년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한다.

작년 학생회가 새로 했던 것은 학교 주변의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었다. 학교 인근에 우시장이 있는데 이곳을 통해서 등하교를 하면 편하다. 그러나 고기 핏물 때문에 길이 많이 미끄럽고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없었다. 그래서 학생회 임원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 금천구청에 제출했더니 구청에서 신호등도 만들어주었고 지금도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또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수많은 설문조사를 한다. 매년 열리는 간담회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전달하기 위해 설문지를 모아서 선생님들께 전달한다. 작년에 주로 나온 내용은 매점 문제와 반바지 착용 등의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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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옷을 입은 가산중학교 학생회 임원들.

작년 학생회가 이렇게 다양한 캠페인과 행사를 주도했다면 올해 학생회는 교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조항을 보니 지금 교칙이 부당한 것이 너무나 많아 바꾸려고 한다는 것이다.

노승준 학생은 “학생인권조례에는 두발에 제한을 둬서는 안된다고 되어 있는데 규제하고 있고, 휴대폰 수거도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경우에만 걷을 수 있다고 했는데 아직도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걷고 있다”고 말했다. 3학년 총무부 신준하 학생도 “인권조례를 보니 염색을 못 하게 하고 우리의 개성을 뺏고 있는 교칙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2학기에는 선생님과 학부모까지 모아 공청회를 열어 교칙을 바꾸려고 한다. 원래 선생님들이 학생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요즘에는 학교의 뜻과 반대되는 일을 추진하고 있으니 눈치가 보인다고 학생들은 밝혔다.

3학년 홍보부장 우휘근 학생은 “우리가 교칙을 바꿔놓고 졸업하면 영웅으로 남을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노승준 학생도 “교칙 개정하고 졸업한 뒤 찾아오면 뿌듯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지 물어보았다. 우휘근 학생은 “준비한 것에 비해 학생들의 호응이 좋으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3학년 문예부장 유연재 학생은 “이번 4.16 1주기 추모행사에서 KBS에서 취재오기도 했다”며 “그런 의미있는 활동을 할 때 좋았다”고 전했다. 노승준 학생은 “행사가 끝나고 친구들이 ‘재미있었다’고 말하거나 선생님이 ‘수고했다’ 한 마디 하셨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반면, 학생회 활동에서의 힘든 점도 많았다. 1학년 부회장 박다빈 학생은 “학생회 회의 있는 날에는 5시에 끝나서 힘들다”고 했고 신준하 학생은 “포스터 같은 걸 만들 때 가위로 오리고 붙이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3학년 행정부장 이가영 학생은 “노력한만큼 인정받지 못 받는 것 같다”며 “친구들이 잘 안 따라주거나 행사가 끝나고 ‘이런 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때 서운했어요”라고 말했다. 2학년 부회장 유영현 학생은 “학생회 담당 선생님이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시고 빡세다”고 말했다.

노승준 학생은 얼마 전에 했던 3학년 노래대회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학생회에서 3학년은 노래대회를 한다는 것을 SNS에 올렸더니 몇몇 학생들이 ‘체육대회 하지 왜 노래대회를 하냐’고 댓글을 달았을 때 아쉬웠어요. 1, 2학년은 체육대회 예산이 내려왔는데 3학년은 수업을 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들께서 1, 2학년이 체육대회를 하면 3학년 수업이 되겠냐며 노래대회를 한 거였어요. 막상 노래대회를 하니까 학생분들이 매우 좋아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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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승준 가산중학교 학생회장이 작년 학생회 활동 사례를 보여주며 설명을 하고 있다.

학생회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도 물어보았다. 세 가지 경우로 나뉘었는데 친구들이 함께 하자고 권유한 경우, 선거를 통해 당선된 경우, 선생님에게 스카우트(?)된 경우가 있었다.

3학년 전주호 학생이 올해 4월 친구를 돕다가 스카우트 당한 케이스다. 주호 학생 스스로도 왜 학생회에 스카우트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는 듯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갸우뚱했다.

학생회장단의 경우, 작년 2학기에 단독 출마를 해서 500명 가량의 찬성표를 받고 뽑혔다고 말했다. 노승준 학생은 “그 때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 사제간 체육대회, 학생 대토론회 등 다양한 공약을 냈다”며 “학생들이 어떤 활동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몰라서 설문지를 돌렸었다”고 전했다.

가산중학교 학생회는 지원은 부족함없이 받는 편이었다. 학생회가 어떤 행사에 참여할 것인지 말만 하면 거기에 맞춰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축제 준비로 바쁜 기간에는 선생님께서 인근 분식집에 10만원을 선불해놓고 일 끝나고 먹고 가라고 격려해주시기도 한다.

축제 때는 학급별로 3만원의 예산을 받고 공연 때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학생회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말해주지는 않지만 충분히 지원을 받고 있어 딱히 궁금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회는 학교 행사에 거의 다 참여하고, 중요한 일이 있을 경우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기에 선생님들의 회의에 학생회장이 참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작년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수학여행을 취소해야 했기에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가산중학교 학생회는 한 학기동안 50번은 모일 정도로 자주 만나고 바쁘다고 한다. 중학교 학생회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현재는 교칙 개정으로 정신없지만 학생들의 뜻이 반영된 교칙으로 개정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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